성경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둘러서 말씀하는 법이 거의 없었습니다. 대부분 아주 단도직입적으로 문제의 본질과 핵심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보통과는 달리 예수님께서 아주 신중하게 말씀하신 일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는 질문을 하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정말 하고 싶었던 질문은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는 질문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본(?) 질문을 하기 전에, 예비(?) 질문을 하신 것입니다.

이 질문에 베드로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하나님의 그리스도시니이다’(눅9:20). 그러자, 예수님은 이 말을 아무에게도 이르지 말라고 하시면서 자신의 고난과 죽음과 부활을 제자들에게 처음으로 말씀하셨습니다(참고 마16:20~21). 왜 예수님은 자신이 하나님의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하셨을까요? 그리고 왜 예수님은 베드로가 예수님을 하나님의 그리스도라고 고백한 이후부터 자신의 고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에 대한 말씀을 하셨을까요?

먼저 예수님 자신이 하나님의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하신 이유는, 아직은 이 사실을 밝힐 때가 아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베드로가 예수님을 하나님의 그리스도라고 고백한 이후부터 자신의 고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에 대한 말씀을 말씀하신 이유는, 제자들의 믿음 수준이 이제는 이 정도의 말씀을 이해할 수 있겠다고 판단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아는 것보다는 믿음이 먼저입니다. 예수님을 하나님의 그리스도로 믿어야,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서 무슨 일을 행하시는지, 그리고 그 분을 통해 내가 받은 복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하나님의 그리스도로 믿어야,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왜 나를 부인해야 하는지, 왜 날마다 나의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라야 하는지, 예수님을 믿는 믿음 안에 그 모든 질문에 대한 해답이 있습니다.

신앙이란, 우리가 해결해야 할 모든 문제의 열쇠가 예수님에게 있음을 믿는 것입니다. 따라서 예수님께 대한 믿음이 언제나 먼저입니다. 믿어야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