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서에는 예수님의 생애가 크게 둘로 나누어집니다. 복음서의 후반부는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에 대한 내용이고, 복음서의 전반부는 그 준비에 대한 내용입니다. 그리고 이 둘의 분기점은 베드로의 신앙고백입니다. 왜냐하면, ‘이 때로부터’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자기의 고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말씀하기 시작하셨기 때문입니다(마16:20~21).

그 후 8일째가 되는 날,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 3명의 제자들을 데리고 기도하시기 위해 산에 올라가셨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이곳에서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기도하실 때 용모가 변화되었고, 그 옷이 희어져 광채가 났습니다(눅9:29). 그리고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났습니다(눅9:30). 뿐만 아니라 구름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눅9:35).

모세는 율법의 대표이고, 엘리야는 선지자의 대표입니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이 나타나서 예수님과 무슨 대화를 했을까요? 성경을 보면, 이들의 대화 주제는 ‘장차 예수께서 예루살렘에서 별세하실 것’이었습니다(눅9:30~31). 서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얼마나 많았을 텐데, 왜 하필이면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을 이야기했을까요?

예수님께서도 육신을 가지고 계셨기에 몸이 찢기고 뼈가 부서지며 극한 고통 속에 죽어가야 하는 십자가를 두려워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겟세마네 동산에서의 기도가 이것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내 아버지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이것이 예수님의 기도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에게 하늘나라의 영광을 경험하게 하십니다. 그리고 그 영광을 바라보면서, 사명의 길, 고난의 길을 가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경험하면, 그 어떤 고난도 이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데반도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보면서 순교했습니다(행8:54~55). 사도 바울이 순교할 수 있었던 이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보았기에(고후12:1~4),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생각하건대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비교할 수 없도다”(롬8:18)

 영광을 경험하면 고난을 이깁니다.